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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알고보니

[세계지식포럼 2022 리뷰] 환율 1500원 대 앞둔 세계 경제

매일경제신문사에서 주최한 글로벌 경제지식포럼인 세계지식포럼 2022에 다녀왔습니다. 9월 21일 수요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렸던 DAY2 세션에 참석해 세계 경제의 방향성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나날이 올라가는 환율과 연준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 정책, 그리고 잡힐 생각이 없는 인플레이션 등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초래한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서 글로벌 공급망에 위기가 나타나고 글로벌 각자도생의 시대가 열렸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네요.

그럼 지금부터 중요한 쟁점과 개인적으로 인상적으로 느꼈던 부분에 대해서 내용 요약과 의견을 곁들여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부동산 시장의 변화 흐름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제임스 황 대표

들어가며

우선, 이날 세션1의 주제는 '환율, 그리고 새로운 투자처'였습니다.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한 시점이어서 더 크게 와닿는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연사로는 윤 제성(뉴욕생명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 제임스 황(eXp커머셜 대표), 조던 로체스터(노무라증권 FX전략가), 찰리 워커(런던증권거래소, 주식채권발행시장 총괄담당자)가 참여했습니다. 그럼, 아래에서 각 의제별로 내용을 요약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논의되었던 내용은 이탤릭체로 표기하고 , 개인적인 의견은 대괄호 [ ] 안에 담아두었습니다.


1. 오늘날의 세계 경제 상황

과거 금융 환경이 비교적 안정적이었던 시기에는 기업이 상장을 하게 되면 투자자들이 기업 펀더멘털에 기초해 평가를 했었다. 그러나 최근의 경제 상황은 지정학적 위기가 경제 전반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고, 미중 무역 분쟁이나 브렉시트 같은 이슈도 시장의 퍼포먼스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인플레가 촉발되어 금리가 상승하여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중이다. 이로 인해 기술주 중심의 매도 사태가 이어지게 되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거시 경제 변수들을 살펴봐야 하는 환경에 처하게 되었는데, 코로나 19 팬데믹이 발생하면서 생명과학, 바이오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에너지 안보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고 신재생 에너지 비중을 높이고자 세계 각국이 관련 인프라에 투자하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지정학적 불안 요소가 영향을 미치는 시장 환경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확실히 투자자 입장에서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려면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늘어났다고 봅니다. 그만큼 시장 환경이 불투명하고 이 경기침체가 얼마나 더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에너지 패권주의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이르기까지 거대한 정치경제적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고, Ai 및 반도체 기술의 진보로 인해 기술 발전의 속도가 이전과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빨리지고 있습니다. 매일 같이 쏟아져 나오는 이러한 복잡한 이슈들을 따라잡기가 버거울 정도이죠. 한가지 다행이라면 최근 유튜브나 이메일 구독 서비스, 증권사 리포트 등을 통해 양질의 정보들을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늘 부족한 것은 우리의 시간이긴 합니다.]


2. 강달러로 인한 환율의 평가 절하 문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연준의 매파적인 금리 인상 정책으로 인해 달러 강세가 연일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의 중앙은행은 물론 일본 역시 평가 절하에 버티고 있다. 상대적으로 중국의 경우엔 다른 국가들보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덜 한 상황이다.

2023년 2~4월 정도가 되면 달러 약세 기조가 생겨날 수도 있을 것이라 전망한다. 그때까진 아시아와 유럽의 경우, 미국 달러가 10% 정도 평가 절상될 것으로 예상한다. 올 연말까지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인해 피크는 1,500원대까지 상승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 본다.

[이러한 소식을 접하면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세계 각국이 자국 화폐가치 절하로 인해 고통받게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물론 외화벌이에는 강달러가 도움이 된다지만, 대부분의 수입물가가 상승한다면 그로 인해 얻는 이익보다 손해가 더 클수도 있으니까요. 각종 곡물가부터 시작해서 원자재까지 줄줄이 인상되고 있는 환경에서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문득 '이럴줄 알았으면 미리 달러를 좀 사둘껄' 하는 껄무새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3.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근래 많은 사람들이 주거용 부동산에서 벗어나 2차/3차 변두리 지역에 있는 부동산 물건들까지 관심을 확장하고 있는 추세다. 코로나 락다운으로 인해 원격근무, 재택근무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교외지역으로 이주하게 되었다. 좀 더 저렴한 비용으로 좀 더 넓은 집에서 거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21년 여름이 되면서 팬데믹 상황이 호전되기 시작했으나, 여전히 지금의 경기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형국이다. 공급망 이슈나 지정학적 갈등의 고조 같은 문제들이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사람들이 점점 원격 근무 시스템 기반으로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점점 더 부동산 시장에 많은 돈이 흘러들어와 22년 초부터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금리가 인상되면서 상황이 또 달라졌다. 과거 저금리 시대에는 여러 가지 물건들을 살 수 있었으나 이제는 대출 금리가 6% 이상으로 올라 레버리지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다.

이로 인해 현재 거래 분위기가 잦아들고 있고, 일부 시장에서는 가격이 조정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단 미국 실업률에 주목하고 있는데, 실업상태인지 고용상태인지에 따라서 시장의 움직임이 달라질 것이기 때문.

[개인적으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서 변두리 지역 부동산의 인기가 올라갔다는 답변이 신선했습니다. 업무 환경 변화와 기술의 발전이 단순히 업무 패턴 뿐만 아니라 공간의 변화,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이끌어 내어 실질적으로 실물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되었거든요. 최근 우리나라에도 워케이션(Workcation)이 점점 도입되고 있고, 지역 거점에 원격 근무를 위한 오피스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뉴스를 접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부동산 시장 변화의 흐름에 대해서도 공부하는 편이 좋을 것 같네요.]


4. 환율 헷징에 대한 조언

헷징(Hedging)은 주식보단 채권 분야에서 더 중심을 두는 전략인데, 환율과 금리의 변동을 잘 살펴보아야 한다. 현재는 달러가 굉장히 강세(1970년대 오일쇼크 수준)이고, 연준이 계속 금리를 높이면서 더 강해질 전망이다. 올 연말에 1,500원대로 오를 수도 있다.

미국 채권에 투자를 하고 있다면, 한국이나 다른 국가에서 미국 채권에 투자를 하면서 헷징을 하는 게 더 좋을 것이다. 내년에 아마도 연준에서 Cut(금리인하)보다는 Hike(금리인상)가 더 많이 나타날 것으로 본다. 이에 대해서는 1970년대 연준의 금리 대응책을 살펴보는 것이 좋다. 인플레이션을 3-4% 정도로 내릴 때까지는 계속적인 금리 인상 정책을 펼칠 것이다.

현재 미국 실업률은 1970년대 수준으로 굉장히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하고자 하는 사람을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인데, 한 6개월 정도 지나면 좀 나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미스매치가 발생해서 그런 것으로 판단한다.

[의논 내용에서 1970년대 환율 정책에 대한 언급이 자주 나와서, 당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폴 볼커 연준의장이 어떤 정책을 펼쳤는지, 그리고 시장의 반응은 어땠는지 한번 공부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5. 코로나 이후의 투자 환경

현재 IPO 시장은 많이 얼어붙어 자본조달이 상당히 느린 상황이다. 자본조달 방법에 있어 런던증권거래소 같은 경우, 자금조달의 한 3/4 정도가 기존 기업들이 추가적인 조달을 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이 부분 역시 50% 정도 물량이 줄어든 상황이다.

흥미로운 관점은 IPO 시장이 언제 회복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한 1~2년 바닥을 다진 뒤 기업들이 리바운드하기 때문에 IT 회사 같이 빠르게 성장해야 하는 기업은 현재 시장에서 가장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IPO 기업의 40% 정도가 테크 기업들이다. IPO는 최소 9~12개월 전에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조정 기간을 경험하게 된다. 현재 이 시장 상황을 견딜 수 있는 그런 섹터에 있는 기업들이 IPO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많은 기업들이 시장 회복 타이밍을 보고 IPO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으로, 23년이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한다. 올해 4분기가 기업들이 시장으로 다시 들어올 기회의 창구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 본다.

부동산 시장 역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을 구매하는 사람들은 상당히 신중한 상황으로, 환율의 움직임이나 금리, 실업률 등의 환경을 따져보고 적절한 구매시기를 기다리는 중이다. 지역에 따라서, 또 시기에 따라 기회의 장이 열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워낙에 달러가 강세이기 때문에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기회를 찾는 사람들도 있다.

[확실히 주식 시장을 살펴 보면, 현재 테크 기업들의 주가가 영 힘을 쓰지 못하고 침체일로를 걷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최근에 뜨고 있는 '태조이방원'을 비롯해서 성장 모멘텀을 잃은 투자자금들이 테마주 순환 장세의 흐름으로 몰리는 것 같습니다. 일반 주식 투자자들에게 있어 투자의 난이도가 점점 올라가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6. 기업 수익에 미치는 영향

환율 이외에도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미국 기업의 수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달러보다는 인플레의 영향력이 더 강한 편이다. 달러를 약세로 돌리면 인플레를 잡을 수 없기에 연준이 이러한 방향으로 나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로서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어 인플레에 민감하다.

일본 재무부의 경우, 현재 약한 엔화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사실 이는 펀더멘털과 관련이 있는데, 전체적으로 엔화를 강화하려는 통화 정책이 나오더라도 빠르게 이어지기 어렵다. 인플레이션에 대해 생각해보면 임금이 전세계적으로 낮은 편이기 때문. 일본의 중앙은행은 다른 국가들보다 늦게 양적 완화를 하고 있는 상황으로, 엔화는 계속 평가절하될 것으로 본다. 아마 150~160엔/달러 수준까지 예상한다. 일본 중앙은행이 적극 개입한다면 135엔/달러 수준까지는 통제 가능할 것으로 본다.

현재 일본이 보유 중인 외환보유고는 1조 달러 수준이다. 엔화를 매입하기 위해 외환을 매각하고, 채권도 매각하게 되면 금리는 올라갈 수 있다. 지금 미국의 경우 금리가 너무 높아지고 있기에 일본이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영국의 경우, 자국내 기업 수입의 거의 70% 정도가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기에 환율에 영향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최근 달러 상승으로 인해 FTSE 500 지수가 상승하기도 했다. 나스닥은 떨어지고 있는 반면 최근 거의 일정한 수준을 유지 중이다. 일종의 산업/비즈니스 구조 때문에 환율 헷징의 효과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ETF를 구매할 때 이런 사항들을 고려해봐야 한다. 개별 종목을 선별하는 것도 필요한데, 전반적인 인덱스를 보는 것보다는 구조적으로 명확하게 개별 기업, 개별 종목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달러 강세야 내년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늘 들어왔기에 어느 정도는 각오하고 있던 사안이고, 개인적으로 일본 중앙은행의 행보에 대해서 주목하고 있습니다. 저렇게 버틸 수 있는 것도 외환보유고로 곳간을 채워 놓고 전세계 부동산 자산들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의 저력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어떻게 상황을 해결해 나갈지 지켜보는 것도 금융 공부에 있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새롭게 알게 된 것은 영국의 산업 구조 역시 우리와 마찬가지로 해외 수입으로 벌어먹고 산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우리처럼 수출보다는 과거 대영제국 시절 앞선 해외 진출로 인해 기반을 다져놓은 것이 그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공부해 봐야겠습니다.]


7. 2023년 전술적 자산 포트폴리오 조언

일본의 주식 같은 경우, 위의 영국의 사례처럼 헷징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나스닥 대비해서 덜 빠졌기 때문이다.
에너지 섹터의 주식이 강세인 것은 맞지만, 침체에 대한 우려가 발생했을 때 에너지 섹터의 주식이 더 빠진다면 그때 투자해도 좋을 것이다.

채권의 경우, 30년물 금리가 3.6% 수준이기 때문에 현재 투자하기 좋은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의 경우 인플레율이 3-5%, 미국은 5-10% 수준을 자랑하기에 현금을 들고 있으면 돈 까먹는 것밖에는 안 된다. 채권 투자를 권장한다. (앞으로 10년 정도는 인플레율이 5%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기 때문)

글로벌 공급망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주하고 있고, 새로운 방식으로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는 베트남, 동남아, 멕시코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중이다. 부동산 관련 투자에 적극적인 관여(물건 매입)를 하지 않는다면 리츠(REITs)라든지 주식이라든지 채권을 통해 밸런스를 맞출 수 있다.

만약 부동산 소유를 계속하고자 한다면, 충분한 근거와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비즈니스에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간접 투자자라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지정학적인 것도 보고, 통화나 환율의 움직임도 봐야 한다. 미 달러가 계속 강세를 보일 것이기 때문이다. 투자 판단에 대한 정확한 근거와 명확한 정당성이 있어야 한다.

[개인적으로 주식 위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는데, 위와 같은 조언을 듣고 미국 채권 같은 해외 자산 포트폴리오로 확장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공급망 재편, 탈세계화 흐름, 강달러 영향 지속, 지정학적인 위기 등 그 어느 것도 확실한 것이 없는 환경에서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면서 틈틈이 세계 경제의 흐름을 살펴 보고, 모르는 지식을 채워나가는 것이 이 어려운 세상을 헤쳐나가는 힘이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


마치며

지금까지 세계지식포럼에서 열렸던 환율과 세계 경제 세션에 대한 내용 정리를 마쳤습니다. 실제로 1시간이 조금 넘는 대담이었지만,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들려주는 세계 경제 현황 이야기에 상당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최근의 경제 상황을 간단하게나마 윤곽을 그리며 스케치할 수 있었고, 투자와 공부 분야에 대한 실마리도 얻게 된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을 접하게 된 분들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세계지식포럼 리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니 새로 올라올 글도 기대해주시기 바랍니다.